가수 김민기 별세 73세
가수 김민기가 21일 별세하셨습니다.
향년 73세로, 그는 '아침 이슬'의 원작자이자 대학로
소극장의 상징인 '학전'을 30여 년간 운영하며 많은
후배 예술인들을 배출한 인물입니다.
그의 사망 소식은 공연예술계를 비롯한 많은
이들에게 큰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김민기는 한국 대중음악과 공연예술 분야에 큰 발자취를 남겼으며,
그의 업적은 오랫동안 기억될 것입니다.
김민기는 지병인 위암이 악화되어 세상을 떠났습니다
김민기가수생활
김민기의 가수 생활은 불운의 연속이었습니다
. 1971년 발표한 데뷔 음반 '김민기'는 발매 직후
압수되었으며, '꽃 피우는 아이', '늙은 군인의 노래', '상록수' 등
그의 많은 노래가 금지곡으로 지정되었습니다.
양희은이 노래한 '아침이슬'은 대학생들의 입에서
입으로 퍼져나갔고, 1987년 민주항쟁 당시 광장에
모인 군중들이 자발적으로 이 노래를 부르며 저항의 상징이 되었습니다.
984년에는 민중가요 노래패 '노래를 찾는 사람들'을
결성해 프로젝트 음반을 발매했습니다.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김민기는 봉제 공장과 탄광에서 일하기도 했습니다
. 1977년 봉제 공장에서 일하며 작곡한 '상록수'는
공장 근로자들의 결혼식 축가로 사용되었습니다.
고 김민기 태어난곳
고 김민기는 1951년 전라북도 익산에서 10남매 중 막내로 태어났습니다.
경기중·고등학교를 다닐 당시에는 미술에 몰두했던 학생이었으나,
1969년 서울대학교 회화과에 입학한 뒤 붓을 놓고
가수의 길로 접어들었습니다.
획일적인 수업 방식에 거부감을 느낀 그는 1학년 1학기를 마친 후
고등학교 동창인 김영세(현재 이노디자인 대표)와
함께 포크송 듀오 '도비두'로 활동하기 시작했습니다.
1970년 명동 '청개구리의 집'에서 공연을 열었으며,
그를 대표하는 곡 '아침이슬'을 작곡했습니다.
음악과연극
1991년 대학로에 소극장 학전을 개관한 뒤로는 공연을
연출하며 많은 스타들을 배출했습니다
. 학전에서 라이브 공연으로 팬들과 호흡한 고(故) 김광석은 학전이 배출한 최고
스타로 손꼽히며, 윤도현, 나윤선, 정재일 등 음악가들도
이곳 또는 김민기를 기반으로 성장했습니다.
1994년 초연된 록 뮤지컬 '지하철 1호선'은 한국 뮤지컬 역사에
기념비적 작품으로 남아 있습니다.
김민기는 독일 원작을 한국 정서에 맞게 번안해 2023년까지
8000회 이상 공연을 올리며 70만 명이 넘는 관객을 모았습니다.
김민기는 음악뿐만 아니라 연극에도 활발히 참여했습니다
. 1973년 김지하의 희곡 '금관의 예수'와 이듬해 마당극 '아구' 제작에 참여했으며
, 1978년 노래극 '공장의 불빛'을 시작으로 1983년 연극 '멈춰선
저 상여는 상주도 없다더냐' 등을 연출했습니다.
고추장떡볶이
올해 3월 15일, 학전이 개관 33주년 만에 문을 닫으며
마지막으로 연출한 작품은 '고추장 떡볶이'가 되었습니다
. 그는 생전 학전을 기억하는 이들에게 "좀 더 열심히,
더 많이 뛸 수는 없었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 학전을 기억해 주시는 분들에게 감사하다는
말씀을 꼭 전하고 싶다"는 소회를 밝혔습니다.
김민기는 2008년 '지하철 1호선'의 4천 번째 공연을 올렸을 당시를
학전 역사에서 가장 의미 있는 순간으로 꼽았습니다.
그는 '학전 독수리 5형제'로 불린 설경구, 김윤석, 황정민, 장현성, 조승우를 배출하기도 했습니다.
재정난에 시달리면서도 뮤지컬 '의형제'(2000), '개똥이'(2006),
어린이극 '우리는 친구다'(2004), '고추장 떡볶이'(2008) 등을 연출하며
대학로 공연 문화를 이끌었습니다.
김민기수상경력
김민기는 '의형제'로 2001년 백상예술대상
연극 부문 대상과 연출상을 받았으며,
'지하철 1호선'으로 한국과 독일 문화교류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독일 정부로부터 괴테 메달을 수상했습니다.
유족으로는 배우자 이미영 씨와 슬하에 두 아들이 있습니다.
빈소는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되었으며, 발인은 오는 24일입니다.